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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딸, 부지런한 엄마

간장

by 몬나니맘 2021. 3. 9.

간장 만드는 날은 따로 있습니다. 이 간장은 2월 27일 말의 날에 만들었습니다. 12간지로 따지자면, 꼭 말(午)의 날에 담그라 하십니다. 아무래도 말띠는 12간지 중에서도 하늘의 복을 타고난다고 해서 천복(天福)이라 칭해서 말의 날에 담그는 게 아닐는지 감히 추측해 봅니다.

간장 만들때 물맛도 좋아야 해서 특별히 물맛 좋기로 유명한 곳에 가서 떠오셨습니다. 언제 다녀오신 건지, 부지런도 하십니다. 물 10리터에 소금 3kg이라고 적어놓으라 하십니다. 할머니께서 알려주신 비법! 

그런데 제가 살아생전에 간장담그는 날이 올까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된장, 고추장, 간장 등등 맏딸이라고 이것저것 알려주시는데 당최 저는 일하기 싫고 사 먹고 싶습니다만. 그나저나 저희 아이들 입맛은 할머니한테 길들여있어서 큰일입니다. 특히 작은 아이 입맛은 까다로워서 양념간장이며 쌈장이며 할머니가 만드신 게 아니면 먹지를 않습니다. 저는 요리를 대충~하는 스타일에 먹는 것도 까다롭지 않은데 이노마는ㅠ

다른 집들은 그냥 물에 소금을 담궈만 놓는다는데, 저희 어머니는 양푼으로 짓이기며 풀고 계십니다. 저는 극성이라 표현하고 어무이는 정성이라 표현하십니다~

 

 

위에 말한 비율(물 10:소금 3)대로 하고 달걀을 띄워봅니다. 거품 때문에 안 보이지만 100원 크기의 원이 보이면 성공이라 하십니다.

 

 

 

 

 

 

 

항아리에 메주를 먼저 넣고, 풀어놓은 소금물을 넣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대나무를 쪼개서 얹습니다. 메주가 떠오르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숯, 붉은 고추, 대추를 띄웁니다. 북어대가리도 넣고 싶다고 하시는데 제가 말렸습니다. 너무 예쁘다고 사진 찍어놓으라고 난리 치셔서 똥손 딸내미 한 컷 찍어봅니다. 올해의 간장 두 항아리 담그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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