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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딸, 부지런한 엄마7

간장 간장 만드는 날은 따로 있습니다. 이 간장은 2월 27일 말의 날에 만들었습니다. 12간지로 따지자면, 꼭 말(午)의 날에 담그라 하십니다. 아무래도 말띠는 12간지 중에서도 하늘의 복을 타고난다고 해서 천복(天福)이라 칭해서 말의 날에 담그는 게 아닐는지 감히 추측해 봅니다. 간장 만들때 물맛도 좋아야 해서 특별히 물맛 좋기로 유명한 곳에 가서 떠오셨습니다. 언제 다녀오신 건지, 부지런도 하십니다. 물 10리터에 소금 3kg이라고 적어놓으라 하십니다. 할머니께서 알려주신 비법! 그런데 제가 살아생전에 간장담그는 날이 올까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된장, 고추장, 간장 등등 맏딸이라고 이것저것 알려주시는데 당최 저는 일하기 싫고 사 먹고 싶습니다만. 그나저나 저희 아이들 입맛은 할머니한테 길들여있어서 큰일입.. 2021. 3. 9.
만두 동생이 해온 만두소에 어무이께서 김치와 파를 더 썰어넣고 양을 더 늘렸습니다. 만두피는 밀가루에 도토리가루를 첨가하여 색깔이 하얗지 않고 갈색빛깔입니다. 한입에 쏘옥~ 먹을 수 있는 크기로 만들어냅니다. 저 혼자 만든다면, 귀찮아서 왕만두를 만든답니다(어차피 입에 들어가면 다 똑깥은데~). 어무이께서는 요리에 진심이십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며~ 반죽이 너무 되직해서 미는데, 온힘을 다쓴듯 합니다. 다음날 일어났는데, 한쪽 팔을 못 움직여서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만두피 미는데 진심이었더랬습니다. 쟁반 한 판을 다 만들고 세어보니 70여개가 좀 안 됩니다. 그래서 더 힘을 내서 만들었습니다. 반죽이 너무 되서 남겼습니다. 남은 반죽은 다음에 칼국수나 수제비를.. 2021. 2. 1.
여수돌산 갓 김치, 파김치 김장을 끝내 놓고 나니 겨울 숙제를 끝낸 거 마냥 홀가분합니다. 지나가는 말로 여수돌산갓김치 맛있다고 했더니, 그새 돌산갓을 구매하십니다. 갓김치에 쪽파도 들어가야 한다며 사는 김에 큰 거 사십니다. 그럼, 파김치도 좋아하니까 그것도 겸사겸사 해달라고 조릅니다. 쪽파는 대가리가 액젓에 절궈져야 한다며 가지런히 놓고 절구십니다. 저는 쪽파를 집안에서 까면 눈물이 앞을 가려서 까다 말고 몇 번을 눈물 닦으러 일어나야 합니다. 춥지 않은 날에 김치를 만들어서 그런지 옥상에서 쪽파를 다듬으니 눈이 안 매워서 좋았습니다. 우선 쪽파김치 먼저 담급니다. 파김치는 별다른 양념 필요없이 고춧가루, 찹쌀풀, 액젓(직접 담그십니다)만 들어가는 아주~ 쉬운 김치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한 번도 담가 본 적은 없습니다. .. 2020. 11. 23.
비오는 날엔~ 배추전, 단호박전 '메주'라는 글을 쓰고 있는데, 문자 한 통이 옵니다. '아침에된장국끄었다'는 엄마의 문자~ 아침에 된장국 끓여놨으니 주말에 반찬걱정일랑하지말고 사위랑 손주 먹이라고 냄비 들고 와서 퍼가라는 문자입니다. 아이들, 할머니의 시래기 잔뜩 넣은 된장국, 환장합니다. 얼마 전, 갑자기 군대에서 휴가나온 큰아이도 반찬 없어서 아주 쬐금 남아있던 된장국 줬더니 건더기 좀 더 달랍니다. 더 이상 없다고 했는데, 굳이 국그릇 들고 냄비 앞으로 가서 확인하는 아이~ 한 대 쥐어박을 뻔했습니다. 아무려면 에미가 있는 걸 없다고 하고 감춰놓고 안 주는 줄 알고 확인까지 하다니, 이걸 그냥 확~! 아이는 항상 말합니다, 제발 음식 할 때, 할머니처럼 정성을 넣어달라고.... 네 맞습니다. 저, 음식하는 거 싫습니다(그렇다고 ..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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