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끝내 놓고 나니 겨울 숙제를 끝낸 거 마냥 홀가분합니다.

지나가는 말로 여수돌산갓김치 맛있다고 했더니, 그새 돌산갓을 구매하십니다. 갓김치에 쪽파도 들어가야 한다며 사는 김에 큰 거 사십니다. 그럼, 파김치도 좋아하니까 그것도 겸사겸사 해달라고 조릅니다.

쪽파는 대가리가 액젓에 절궈져야 한다며 가지런히 놓고 절구십니다. 저는 쪽파를 집안에서 까면 눈물이 앞을 가려서 까다 말고 몇 번을 눈물 닦으러 일어나야 합니다. 춥지 않은 날에 김치를 만들어서 그런지 옥상에서 쪽파를 다듬으니 눈이 안 매워서 좋았습니다.

우선 쪽파김치 먼저 담급니다. 파김치는 별다른 양념 필요없이 고춧가루, 찹쌀풀, 액젓(직접 담그십니다)만 들어가는 아주~ 쉬운 김치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저는 한 번도 담가 본 적은 없습니다. 그냥 옆에서 시중만 듭니다. 쪽파 대가리가 알이 굵지 않은 걸 선택해서 바로 무쳐서 먹어도 그리 맵지 않고 맛있습니다. 엄마가 담그신 파김치는 고기 구워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정말 사랑입니다~ 참, 빈혈에도 좋다고 합니다, 파김치가^^

갓김치는 제가 만든 김장양념소를 베이스(김장하다 남았습니다)로 해서 만드십니다. 어차피 엄마의 고춧가루와 액젓과 마늘과 생강 등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맛은 같습니다.
머리를 모아서, 한 번에 꺼내먹기 좋기 예쁘게 정리해 주신다는 걸 그냥 김치통에 때려 박았습니다(ㅎㅎ).
엄마가 만드신 돌산 갓 김치는 시중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훠얼씬~ 맛있습니다. 삭히면 삭힐수록 그 시원한 맛이 더 배가 됩니다. 처음에 갓김치 유행할 때, 시중에서 유명하다는 돌산 갓김치 사 먹었다가 너무 시기만 하고 맛이 없어서 실망했는데, 엄마의 갓김치는 정말~ 너무 시원합니다. 아무래도 엄마가 직접 담그시는 젓갈 때문에 그런 깊으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맛이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먹어야할 김치 종류가 너무나 많습니다. 김장 김치, 백김치, 총각 김치, 열무김치, 돌산 갓김치, 파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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