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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딸, 부지런한 엄마

메주

by 몬나니맘 2020. 11. 22.

저번달부터 파주의 장단콩 축제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시는 엄마~

코로나 때문에 아마 축제가 개최될 거 같지 않다고 했는데, 지하철 광고판에 보니 축제가 27일부터 29일까지 드라이브 쓰루로 개최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실을 알려드렸더니, 그때는 너무 늦을 거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쏜살같이 이모의 지인분을 통해 아주~ 저렴하게(17kg 7만원~.올해 콩 가격이 7.25kg 7만원인데 득템 하셨다고 엄청 기뻐하십니다)구매하셨습니다. 그러더니 제가 팔당역에 자전거 라이딩 갔다 오던 날 메주를 만드셨습니다.

어쩐지 그날 아침, 메주콩 삶는 냄새가 진동하더라니.... 범인은 바로바로 저희 엄마였습니다. 도와드리지 못하고 놀러 나간 딸과 사위~

그런데, 저희 아빠가 집안일을 잘 도와주셔서 그렇게 힘들이지 않고 잘 만드셨다고 합니다. 저도 어릴때 메주 만들어봐서 아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삶아서 뜨거울 때 바로 으깨야합니다(뜨거울 때 으깨야 잘 으깨집니다). 절구에 넣어서 쿵쿵 으깨야하는데 이번에는 쌀자루에 넣고 수건 많이 깔고 발로 밟았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쉬웠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연세가 있으시니,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텐데....

아무튼 두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면서, 내년에도 맛있는 간장과 고추장, 된장이 우리 식탁을 가득 채우게 될 걸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기쁩니다. 

매달리기 전의 메주 9형제

다 찧어진 콩을 예전에는 손으로 모양을 다듬어서 바람을 빼내려고 탁탁 내리쳤다면, 요새는 스테인리스 사각용기에 넣고 꾹꾹 누르기만 하면 된다고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모양이 잡아진 메주는 지푸라기를 깔아서 이렇게 뒤집어가면서 골고루 자알~ 말려야 한답니다(근데 지푸라기는 어디서 구하신 거예요, 엄마?). 얼추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다 마릅니다.

짚을 꽈서 매단 메주

이렇게 잘 말린 메주를 저희 아빠의 솜씨로 뒷 베란다에 매달아주셨습니다. 아빠가 말씀하시길 옛날 방식으로 지푸라기를 엮어서 매달아야 메주에 좋은 곰팡이들이 온다고 철썩같이 믿고 계십니다. 근데 엄마는 메주 두 덩이를 요새 방식이라면서 양파망에 넣어서 매다셨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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