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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힐링 및 철학

당신이 옳다

by 몬나니맘 2021. 2. 24.

지은이: 정혜신/ 해냄

 

작가 소개에 보면, 저자는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 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다고 합니다. 최근 15년은 정치인, 법조인, 기업 CEO와 임원 등 자타가 인정하는 성공한 이들의 속마음을 나누는 일을 했지만 동시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에서 피해자들과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아쇼카 펠로로 선정되기도 한 저자는 '적정심리학'(정신과 의사나 심리상담사 등 전문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치유법)이란 치유법으로 현장에서 실제로 수많은 사람을 살린 '공감과 경계'를 기본으로 한 실전 치유법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TV에서 모 프로그램에서 '송은이'씨가 소개한 책으로도 유명합니다. 

 

차례를 살펴보면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왜 우리는 아픈가
자기 소멸의 벼랑 끝에서/ 존재의 개별성을 무시하는 폭력적 시선/ '당신이 옳다'는 확신이 부족할 때/ 만성적 '나'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
2장 심리적 CPR -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
사람을 그림자 취급하는 사회적 공기/ 공감의 외주화, 남에게 맡겨버린 내 마음/ 우울은 삶의 보편적 바탕색/ '나'가 희미해질수록 존재 증명을 위해 몸부림친다/ 사라져가는 '나'를 소생시키는 심리적 CPR
3장 공감 - 빠르고 정확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힘
사람을 살리는 결정적인 힘/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 세상사에서 그 자신으로 초점을 맞추고/ 칭찬이나 좋은 말 대잔치와는 다르다/ 감정에 집중하기/ 억누른 상처를 치유하는 메스이자 연고/ 마음은 언제나 옳다/ 감정이 옳다고 행동까지 옳은 것은 아니다
4장 경계 세우기 - 나와 너를 동시에 보호해야 공감이다
우리는 모두 개별적 존재/ 자기 보호가 먼저다/ 헌신과 기대로 경계를 넘지 마라/ 갑을 관계에서도 을인 '나'를 드러낼 수 있다
5장 공감의 허들 넘기 - 진정한 치유를 가로막는 방해물
'다정한 전사'가 되어/ 좋은 감정 vs 나쁜 감정/ 충족되지 않은 사랑에 대한 욕구/ 내 안에 남아 있는 콤플렉스/ 개별성을 지우는 집단 사고/ 유형과 조건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습관
6장 공감 실전 - 어떻게 그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진심으로 궁금해야 질문이 나온다/ 상대방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아도 괜찮다/ '나'에 대한 공감이 타인 공감보다 먼저/ 상처받은 아이에게 온 체중을 실어 사과하기/ 아무리 자녀라도 충조평판하지 않기/ 거짓 공감도 공감인가
50쪽: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너는 옳다'는 존재에 대한 수용을 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 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너는 옳다'라는 존재의 수용, 솔직히 어렵습니다. 순간순간, 이건 아닌데 하면서 충조평판이 무의식중에 올라옵니다.

 

58쪽: 나는 일상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곤 한다. 단둘이 만난 자리뿐 아니라 여럿이 만나 얘기를 하는 자리에서도 그렇다. 어떤 모임이어도 이 뜬금없어 보이는 말이 끼어들 틈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야기가 공허하거나 무의미하게 맴돈다고 느낄 때 묻는다.

이 글귀를 읽다보니 문득, 제 지인분들 중에도 항상 '마음이 어떠냐'라고 묻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나도 몰래 단단한 마음이 풀어지면서 주저리주저리 TMT.... 아무튼 그런 분들을 만나면, 왠지 마음이 따뜻하고 '내 존재'에 관심이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항상 위로받고 오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저도 이제부터 주위분들에게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고 물어봐야겠습니다^^

 

105쪽: 내 느낌이나 감정은 내 존재로 들어가는 문이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진솔한 자기 존재를 만날 수 있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자기 존재에 더 밀착할 수 있다. 느낌에 민감해지면 액세서리나 스펙 차원의 '나'가 아니라 존재 차원의 '나'를 더 수월하게 만날 수 있다. '나'가 또렷해져야 그 다음부터 비로소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사실, 우리는 교육받기를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걸 바보같다고 배웠습니다. 이성에 의해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존재 차원의 '나'를 만나기위해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해내야 한다니.... 많은 세월 느낌이나 감정표현을 억제해 왔기에 어렵지만, 리셋하고 시작해 봐야겠습니다, 쉽지는 않겠죠?

 

107쪽: 벼랑 끝에 선 사람에게 나는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가. 결론적으로 해줄 말이 별로 필요치 않다. 그때 필요한 건 내 말이 아니라 그의 말이다. 그의 존재, 그의 고통에 눈을 포개고 그의 말이 나올 수 있도록 내가 그에게 물어줘야 한다. 무언가 해주야 한다는 조바심을 내려놓고 지금 그의 마음이 어떤지 물어봐야 한다. 

감동을 주는 말로 설득해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아무 말도 해줄 필요가 없다고 하는 말에 내심 크게 안도했습니다. 

 

128쪽: 그런데 혹시라도 질문을 잘못해서 상대방의 상처를 더 덧나게 하는 건 아닌가 싶어 주저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혹은 "내가 자세히 몰라서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봐 물어보는 건데...." 하는 단서를 달고 상대방의 상황, 마음에 대해 어떤 것이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잘못된 질문은 감정을 상하게 하고, 상처를 덧나게 하니 질문에 앞서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혹은"내가 자세히 몰라서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봐 물어보는 건데...." 라는  단서를 달고 질문에 임해야겠습니다. 마음에 새겨야겠습니다.

 

140쪽: 공감은 좋은 말 대잔치나 칭찬의 립서비스가 아니다. 그렇다고 늘 옳은 말 같은 비판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공감은 상대에게 전하는 말의 내용 자체가 따뜻한가 아닌가가 핵심이 아니라 그 말이 궁극적으로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 말이 어디에 내려앉는 말인지가 더 중요하다.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향하고, 존재 자체에 내려앉는 말이 공감이다.

 

203쪽: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그 관계가 기쁨과 즐거움이거나 배움과 성숙, 성찰의 기회일 때다. 그것이 관계의 본질이다. 끊임없는 자기 학대와 자기혐오로 채워진 관계에서 배움과 성숙은 불가능하다. 자기 학대와 자기혐오가 커질 수밖에 없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끊어야 한다.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면 끊어야만 자기를 지킬 수 있는 관계들이 의외로 많다. 관계를 끊으면 그때서야 상대방도 자기를 돌아볼 수 있는 최소한의 계기가 만들어진다. 그런 계기로 삼지 못해서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어도 그건 그의 몫이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관계를 맺고 유지하고 끊고, 어렵습니다. 저자는 관계가 기쁨과 즐거움, 배움과 성숙, 성찰의 기회일 때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214쪽: 내 마음을 말하는 걸 유치하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감정을 미성숙함의 표현이며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감정 통제를 잘해야 어른이고, 그래야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은 이성으로 얼마든지 통제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다. 마음에 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잘못되고 위험한 통념이다.

 

243쪽: 타인을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유는 공감까지 가는 길 굽이굽이마다 자신을 만나야 하는 숙제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길은 문제를 해결하며 한고비 한고비 넘는 스무 고개 같은 길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랬듯 수십 년 전에 헤어졌던 혈육을 찾은 것처럼 쪼개졌던 내 심장의 일부를 찾는 뜨거운 설렘과 횡재의 길이기도 하다.

타인을 공감하는 게 쉽지 않은 이유가, 우선 자신을 만나야 하는 숙제... 쪼개졌던 내 심장의 일부를 찾는 길!

 

285쪽: 부모인 내가 자식을 사랑했다고 해서 사랑이 아니라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이가 느껴야 사랑이다. 사과도 마찬가지다. "난 사과했어"가 아니라 엄마인 내가 얼마나 미안해하고 가슴 아파하는지 아이가 느끼고 아이 마음에 스밀 때까지 해야 진짜 사과다.

 

저자 정혜신님이 말씀하시길,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이라고 하셔서 좋은 글귀들을 적극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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