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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소설

어린왕자

by 몬나니맘 2020. 11. 20.

지은이 생텍쥐페리/ 옮긴이 박성창/ 비룡소

 

'어린 왕자' 책을 소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매해버렸습니다. 핑계라면 기존에 소장하고 있는 책은 흑백 그림이라서 어린 왕자가 안 이쁘답니다. 이 책은 보는 순간 어린 왕자가 내 맘속에 꽂혀버려서, 너무 설레서 구매욕구를 활활 불태웠답니다. 어린 왕자 그림 부분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 스티커 붙인 거처럼 입체감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너무 쓰다듬지 말아야겠습니다. 때 탈까 봐 겁납니다(ㅎㅎ). 안에 그림들도 너무 이쁘답니다. 시력이 노안으로 급격히 나빠져서 책 읽는 것도 금방 지쳐버리곤 했는데, 이쁜 그림들 보면서 힐링 좀 했습니다.

 

'어린 왕자'는 인간관계에서 마음을 다치거나, 속상한 일이 있거나, 외롭거나, 슬플 때 읽으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냥 어린 왕자 그림만 봐도 행복해집니다. 처음 어린 왕자 책을 읽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초등, 아니 제때는 국민학교 6학년 때 처음 이 책을 접했습니다. 독후감을 제출해야 해서 안 읽을 수는 없고(그때는 인터넷도 없어서 리뷰를 볼 수도 없었던 시절), 정말 진저리를 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 이런 걸 작품이라고 써서 사람을 괴롭히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작가를 무지 원망도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서 중학생이 되어 이 책을 다시 읽고 '관계'에 대해서 살짝이나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더랬습니다. 아마 그때는 친구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는 시기여서, 이 책이 미흡한 저의 정신세계에 도움이 되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지나 장년기를 걸쳐 힘들 때마다 꺼내 읽으면서 마음의 안식을 얻곤 했던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대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천양지차입니다. 지금은 제 곁에 '어린 왕자' 두 명(아이들)을 둔 어엿한 엄마가 되어 있는 '저'이지만,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하고 미숙하다는 것을 살면 살수록 느낀답니다.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완벽한 어른 인체 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 책을 읽다 보면, 내 마음속 어린아이를 다그치지 않게 됩니다. 내 마음속 조금이나마 미숙한 부분을 순수한 부분이라고 치환해버리면 좀 어떻습니까? 

 


"어떤 날은 마흔세 번이나 해가 지는 걸 보았어." 

그리고 잠시 후에 말을 이었지.

"마음이 아주 슬플 때는 지는 해의 모습이 정말 좋아....."

"그럼 마흔세 번이나 본 날 넌 아주 슬펐구나?" 

그러나 어린 왕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의 별에 초대받고 싶습니다. 하루 왠종일 지는 해를 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싶습니다. 

어린 왕자님~ 저 좀 초대해주세요~~~!!!


"그때 그 꽃의 말을 귀담아듣는 게 아니었어. 꽃들의 말에는 절대로 귀를 기울이면 안 되는 법이야. 바라보고 향기를 맡기만 해야 해. 내 꽃은 내 별을 향기로 뒤덮었는데도 나는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몰랐던 거야. 나를 그토록 성가시게 했던 그 발톱 이야기도 측은한 마음으로 듣고 이해해 주어야 했어....."

"난 정말 아무것도 이해할 줄 몰랐던 거야! 꽃의 말이 아니라 하는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만 했어. 그 꽃은 나에게 향기를 풍겨 주고 또 환하게 비춰 주었어. 결코 달아나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그 가련한 꾀 뒤에 숨은 따뜻한 마음을 보았어야 하는 건데. 아, 꽃들이란 얼마나 모순된 존재들이지! 하지만 그를 제대로 사랑하기에는 그때 난 어렸던 거야."

 

 

겸손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한 송이 장미를 만나 사랑의 쓴 맛을 알아버린 어린왕자님! 내 어린 왕자들도 여지없이 이런 경험을 갖게 되겠죠? 이럴 때 어미인 제가 도움을 주고 싶지만, 그냥 지켜보는 것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 인 듯합니다. "얘들아~,여자의 언어는 남자의 언어처럼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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